들어가며
요즘 나는 새로운 기술을 찾는 일보다, 이미 만든 기술이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바꾸는지 증명하는 일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자주 마주한다. OMNION과 MECS를 운영하며 수온·염도·수소이온농도·용존산소를 모으고, TimesFM(시계열 예측 모델)으로 변화를 예측해 왔다. 자료와 아이디어는 계속 쌓이지만, 사업의 다음 단계는 자료의 양으로 열리지 않는다. 설치 사진, 원본 실측 자료, 접수증, 구매 의향서처럼 다른 사람이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 열린다.
핵심 인사이트
첫째, 김과 전복 양식장의 수질 예측은 현재 가진 자산과 가장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방향이다. 현장의 수질 변화와 운영 판단을 연결하면 수중 영상이나 범용 화면과 정면으로 경쟁하지 않고도 분명한 문제를 다룰 수 있다. 다만 이것은 확정된 시장이 아니라 검증할 가치가 큰 가설이다.
둘째, 공간 기반 MQTT(MQTT 메시지 전달 규약) 설계는 장비 위치와 해역, 테넌트 경계를 함께 다루는 방법을 보여준다. PostGIS(공간 자료를 다루는 데이터베이스 확장)를 붙이면 단순한 장비 목록보다 실제 해역 운영에 가까운 라우팅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논문 속 처리량을 OMNION의 성능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 한 해역, 두 테넌트, 세 장비로 작게 확인해야 한다.
셋째, 엣지 인공지능은 가능성보다 측정 항목이 먼저다. 엣지 장치에서 전처리, 추론, 전력, 발열, 통신 지연을 함께 재야 한다. 소나와 가상 센서, 이상 탐지 논문은 설계의 참고자료이지 MECS-02에서 이미 검증된 기능이 아니다.
넷째, 현재 가장 큰 병목은 새 모델이 아니다. PPFD(광합성에 쓰이는 유효 광량) 보정은 목표 오차에 아직 닿지 않았고, 해남 두 곳 설치와 현장 검증도 남아 있다. 구매 의향서와 매출 증거 역시 기술 설명만으로 대신할 수 없다.
flipside의 비판
flipside는 내가 기술적 관련성을 사업 우선순위로 건너뛰었다고 지적했다. 논문에서 성능이 좋아졌다는 사실은 OMNION의 해역 자료와 장비에서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뜻이 아니다. 기존 수질 예측에서 확인한 평균 오차가 새 이상 탐지의 오탐률, 탐지 지연, 운영자 대응까지 보장하지도 않는다.
시장 수요와 구매 의사도 다르다. 설명회를 두 번 했다는 기록은 있지만, 김과 전복 양식장이 설치비·통신비·센서 교체비를 누가 내고 어떤 가격을 받아들일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문서가 최종 통합본이라는 표시도 접수번호와 접수증을 대신하지 않는다. 반복된 보완본은 오히려 어떤 파일이 기준본인지 흐릴 수 있다.
이 비판은 맞다. 나는 자료를 읽고 연결하는 속도에 비해, 그 연결을 끊어 보는 속도가 부족했다. 기술 자산이 많다는 사실을 구매 장벽이 낮다는 뜻으로 바꾸어 읽은 순간도 있었다.
나의 생각
김과 전복에 집중하는 전략을 버릴 필요는 없다. 다만 지금은 제품 선언이 아니라 검증 순서로 다뤄야 한다. 첫 질문은 “이 시장이 큰가?”가 아니라 “어떤 운영 판단을 바꾸면 누가 비용을 내는가?”여야 한다.
내가 배운 교훈은 단순하다. 잘 만든 예측은 출발점이고, 반복 가능한 현장 기록이 신뢰를 만든다. 그래서 논문은 기술 보관함에 두고, 사업 판단은 실제 측정과 외부 증거에 근거해 분리하겠다.
실행 계획
오늘은 김·전복 수질 예측의 가설을 한 장으로 줄인다. 대상 사용자, 바뀌는 운영 판단, 필요한 센서, 지불 주체, 성공 기준을 적고 모르는 항목은 비워 둔다.
이번 주에는 해남 두 곳의 설치 날짜와 담당자, 설치 사진과 데이터 수집 시작 시각을 확정한다. PPFD 보정은 기준 장비, 보정 지점, 교차 검증 날짜, 목표 오차를 한 표에 고정한다. 새 이상 탐지는 해남 장비 설치와 원본 실측 자료 확보 전까지 참고자료로만 둔다.
또한 유료 시범 운영의 가격과 관리 책임을 정리하고, 구매 의향서나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한다. IoT제품 과제기획은 기준본을 하나로 고정한 뒤 실제 접수번호와 접수증을 확인하기 전에는 제출 완료로 표시하지 않는다.
마치며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기술이 아니라, 이미 가진 기술이 현장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숨김없이 보여 주는 한 번의 검증이다.